[EBM] 우울증과 기억력의 관계: 치매 vs. 가성치매

우울증과 인지기능 이상   

우울증은 정서 조절의 이상이 주 증상인 질환이지만, 많은 우울증 환자들은 주의집중력의 저하, 판단의 어려움, 기억력 저하 같은 인지기능 이상을 함께 호소하며, 이러한 인지기능의 문제는 우울증의 진단 기준에 포함되어 있다.

진단 측면에서 우울증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가 임상적 관심이 되는 상황은 노년기 우울증일 것이다. 노년기 우울증 환자는 젊은 연령대의 우울증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기억력 저하를 주 증상으로 호소하는 노인에서는 치매를 우선적으로 감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에서도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치매 자체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흥미나 쾌감의 저하, 사회적 고립 및 위축 등의 증상이 우울증과 유사하게 보일 때가 많다. 또한 우울증에서 보이는 인지기능 저하의 패턴이 치매에서 보이는 인지기능 문제들과 중첩되어 두 질환의 구분이 쉽지 않을 때가 많다.

가성치매와 치매의 구분  

뇌의 퇴행성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치매에서는 인지기능 문제가 점차 진행하며 서서히 악화되는 경과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우울증에서의 인지기능 저하는 우울증이 치료되면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를 가성치매라고 부르기도 하였다.1 가성치매는 현상학적으로는 치매처럼 보이지만, 기능적 정신과질환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지칭하는 용어로 노년기 우울증이 그 대표적인 경우에 속한다. Wells는 가성치매와 치매 간 주요한 임상적 차이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기도 하였다(표 1).1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두 질환에서 많은 증상이 중첩되고 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Wells의 기준에 근거하여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으며, 보통 임상적으로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하여 우울 증상과 인지기능 문제 발생의 시간적 선행순서를 확인하는 것이 감별 포인트이다.2

표 1. Differential clues in dementia versus pseudodementia

Features

Dementia

Pseudodementia

Onset

Gradual

Precise

Symptom progression

Gradual

Rapid

Previous psychiatric history

Uncommon

Common

Complaints of cognitive loss

Little

Detailed

Affect

Variable, shallow

Major change

Social skills

Usually retained

Early, major change

Subjective response

Unconcerned

Distressed

Disability

Concealed by patient

Emphasized

Answers to questions

Near-miss answers

"Don’t know"

Memory loss: recent and remote

Recent>remote

Equal impairment

Attention and con12centration

Generally impaired

Usually preserved

Adapted from Wells, 19791

 

노년기 우울증에서 인지기능 문제의 중요성 

하지만 가성치매에서의 인지기능 저하를 기저 정신과질환(기능적인 이상)에 의한 것으로 보고, 우울증만 잘 치료되면 이러한 인지기능 저하를 완전히 되돌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과거 개념이다. 최근 imaging 기술의 발달로 모든 정신과질환의 기저에 있는 생리적, 구조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우울증과 같은 질환을 기능적인 이상에 의한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특히 노년기 우울증은 젊은 연령층의 우울증과는 다른 병태생리를 기반으로 하는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뇌혈관의 변화나 백질의 변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 한편 임상적으로 노년기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인자라는 연구가 많으며,4,5 우울증이 치매의 전구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연구도 다수 발표되었다.6

따라서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나 임상적으로 치매보다는 우울증에 가깝다고 판단되는 환자라 하더라도, 이들이 향후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에 대해서 염두하고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기억력 저하가 동반된 노년기 우울증은 우울증이 치료되어도 인지기능의 일부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7 또한 인지기능 저하가 있는 우울증 환자는 인지기능 문제가 없는 우울증 환자보다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8 “가성”치매는 “진성”치매의 초기 증상일 수 있는 것이다.

 

 

본 자료는 황재연 교수가 직접 작성한 기고문으로, 한국룬드벡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ferences

1. Wells CE. Pseudodementia. The Am J Psychiatry 1979;136:895-900.

2. Wilkins CH, Mathews J, Sheline YI. Late life depression with cognitive impairment: evaluation and treatment. Clin Interv Aging 2009;4:51-57.

3. Taylor WD, Aizenstein HJ, Alexopoulos GS. The vascular depression hypothesis: mechanisms linking vascular disease with depression. Mol psychiatry 2013;18:963-974.

4. Ownby RL, Crocco E, Acevedo A, John V, Loewenstein D. Depression and risk for Alzheimer disease: systematic review, meta-analysis, and metaregression analysis. Arch Gen Psychiatry 2006;63:530-538.

5. Byers AL, Yaffe K. Depression and risk of developing dementia. Nat Rev Neurol 2011;7:323-331.

6. Chen P, Ganguli M, Mulsant BH, DeKosky ST. The temporal relationship between depressive symptoms and dementia: a community-based prospective study. Arch Gen Psychiatry 1999;56:261-266.

7. Bhalla RK, et al. Persistence of neuropsychologic deficits in the remitted state of late-life depression. Am J Geriatr Psychiatry 2006;14:419-427.

8. Sáez-Fonseca JA, Lee L, Walker Z. Long-term outcome of depressive pseudodementia in the elderly. J Affect Disord 2007;101:123-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