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직업군인 경찰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직업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반 직업군보다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일하며, 예기치 않은 위기 상황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업무 특성은 신체적인 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소진 (burnout)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입니다.1,2
실제 경찰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우울증 진료를 받는 경찰관 수는 2020년 1104명에서 2022년에는 1844명으로 3년새 67%나 급증했습니다.
직무 스트레스가 퇴직으로 이어지면서 20, 30대 퇴직 경찰관 수가 2020년 133명에서 2023년 8월 기준 242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찰관의 수도 한 해 평균 21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해 스트레스 및 정신질환 관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3 경찰청은 경찰관의 신체와 마음건강 관리, 지원을 위해 ‘마음동행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충격사건 노출 경찰관 긴급심리지원, 맞춤형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을 하고 있습니다.4
마음동행센터는 사건사고와 악성 민원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이 겪는 스트레스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과 트라우마 등 정신적 문제를 상담하고 치료하는 시설입니다. 심리 상담을 위주로 하며 병원과 연계되어 있어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이를 지원하는 센터입니다.5
2013년 8월 21일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2019년까지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울산, 경기남부, 경기 북부 및 각 도에 설치되어 총 18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음동행센터는 정신과 전문의와의 원활한 진료 연계를 위하여 2014년부터 의료기관과 협약을 체결하여 의료기관 내에 센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센터장(정신건강 전문의, 비상주)과 상담사 1~3명으로 구성되며, 상담사는 책임상담사(국가ㆍ주요 학회 1급, 상담ㆍ심리 분야 박사수료 및 경력 5년 이상)와 일반상담사(국가ㆍ주요 학회 2급, 상담ㆍ심리 분야 박사수료 및 경력 3년 이상)으로 이루어집니다. 현재 총 18개소의 센터에 36명의 상담사가 종사 중입니다.
상담 유형은 크게 자발 상담과 지정 상담으로 구분되며, 필요 시 정신과 전문의 진료로 연계될 수 있습니다. 자발 상담은 정서적 어려움, 성격이나 대인관계 갈등, 직무 스트레스, 수면 문제, 부부 및 자녀와의 관계 등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식입니다. 반면, 지정 상담은 반복적인 충격 사건 노출, 감정노동 등 직무 스트레스에 취약한 부서를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해 실시됩니다. 해당 부서나 연령 등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우선적·의무적으로 심리 지원이 제공되며, 지정 상담에 한해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할 경우 상담 시간을 포함한 왕복 소요 시간을 근거로 공가(공무상 결근) 처리가 가능합니다. 또한, 마음동행센터를 통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외래 진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동행센터의 심리 지원은 단순한 선택사항이 아니라, 조직과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마련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경찰관의 정신건강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전과 직결되며, 그들의 심리적 안녕은 곧 사회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기반이 됩니다. 따라서 경찰 조직 내에서 심리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경찰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복지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동행센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경찰 조직 내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중요합니다. 경찰관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단순한 개인 문제로 여기지 않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마음동행센터를 보다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전문의 선생님들께서 적극적으로 소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본 자료는 인하대학교병원 김원형 교수가 직접 작성한 기고문으로, 한국룬드벡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