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M] 노년기 우울증과 자살

들어가며

한국에서 노인자살 문제와 노년기 우울증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였습니다.1이는 우리 사회의 빠른 노령화와 더불어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결여, 사회적 관계와 연결의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1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합니다.2,3 202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인 사망의 외인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52.1명, 그 중 자살은 25.2명입니다.2연령별로 구분하여 보면, 60-69세 27.0명, 70-79세 37.8명, 80세 이상은 60.6명에 달합니다.2자살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더 높고, 나이가 들수록 특히 7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급격히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2,3    

한국의 자살률은 비교대상 국가들 가운데 최상위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2,*즉,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2,*

*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 명) 비교 시 OECD 평균 10.6명에 비해, 한국은 22.6명(’22년 기준).

노인 자살은 정신과적, 심리적인 문제 외에도 사회적인 요인에 강하게 영향을 받습니다.1 고령화, 사회적 고립, 가족의 사회적 변화, 경제적 어려움 등이 노인 자살에 연결된 요인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1

노년기 우울증과 자살의 임상적 특징

노인(우리, 또는 미래의 우리)은 왜 자살을 하는가

  1. 우울하지 않은 우울증이 상당히 많습니다.

    노년기의 우울증의 임상 양상에서 주목해야 할 사항으로 신체화 증상 및 인지기능 변화가 있습니다.4,5 이러한 경우 우울증으로 진단되기 전 여러 병원과 임상과를 돌면서 다양한 검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하거나, 우울증의 발병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하여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5 노년기에서 나타나는 인지기능 변화의 원인으로 치매를 걱정하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많습니다.4-6우울증상으로 인해 인지기능 변화를 보이는 경우와 치매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 증상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5,6
     

  2. 우울한 우울증은 당연히 많습니다.
    노년기에는 다양한 ‘상실’(loss)을 경험하게 됩니다.5-7이러한 상실의 이슈가 삶의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는지는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신체 건강, 직업 활동, 경제적 능력, 사랑하는 사람 또는 배우자와의 사별, 인간관계에서의 고립 등 다양한 상황들에서의 상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노년기 우울증의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이러한 다양한 상실의 이슈들에 대한 적절한 개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3. 노인 자살에서는 젊은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동적인 자해 자살 시도 보다 실제로 생을 마감하기 위한 자살시도, 철저한 준비와 계획, 치명적인 방법을 통한 자살시도일 확률이 높아집니다.7

 

노인 자살: 복합적 원인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다층적 접근이 중요

  1. 정신건강 문제의 복합성
    노인 자살을 초래하는 아주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과적인 문제와 질환들이 있습니다.1,7,9이는 또한 다른 생리학적, 사회적인 요인과 상호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9최근 연구는 정신건강 이상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서비스뿐만 아니라, 더 포괄적인 다중 전문가의 다학제 팀에 의한 접근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제언하고 있습니다.9
     
  2. 신체적 질병과 정신 건강
    ​​​​​​노인들의 신체적인 건강은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1,4,7,9,10만성질환의 발생과 그로 인한 노인들의 삶의 질 저하는 자살 위험도를 증가시킵니다.1,9따라서 신체적 질병의 조기 발견과 관리는 노인 자살 예방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은 노인 자살과의 연관성이 높아 신체 건강의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3. 인간관계의 중요성 강조
    사회적 연결의 부재와 가족과의 소통 문제는 노인 자살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1,7,9최신 연구에서는 노인들 간의 지속적이고 건강한 인간관계가 자살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1,7따라서 가족 및 지역사회 기반의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노인들 간의 사회적 연결을 증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노년기 우울증: 다면적 원인과 정밀치료의 중요성

  1. 노년기 우울증의 생리적 원인
    최근 연구에서는 노년기 우울증의 생리적 원인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고 있습니다.6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뇌 구조의 변화 등이 노년기 우울증과 연관되어 있습니다.4,6,7이러한 연구결과들을 기반으로 한 보다 정밀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합니다.    
     
  2. 치료방법과 약물치료 연구의 진전
    노년기 우울증에 대한 약물 및 치료법의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습니다.4,6,7최근에는 약물치료 뿐만 아니라 비약물적인 치료, 디지털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방법들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6
     
  3. 사회적 요인과 정신건강 서비스의 결합 
    노년기 우울증은 종종 사회적 요인과 연관이 있습니다.1,9최신 연구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요인을 감안한 정신건강 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1,9예를 들어, 지역사회에서의 활동 참여 촉진, 가족과의 소통 강화 등이 노년기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노인들의 정서적 지지와 사회적 활동이 노년기 우울증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1노인들에게 친밀한 관계와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면 우울증 증상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합니다.1 또한, 노인들의 신체적 활동이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입니다.10꾸준한 운동이 노인들의 정서적 안정감과 신체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10

 

맺음말

노인 자살과 노년기 우울증은 다양한 영역에서의 연구 결과를 통해 더 폭넓게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다면적이고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정신건강 전문가들과 사회적 지원체계가 긴밀히 협력하여 노인들(우리, 또는 미래의 우리)의 정신건강을 지켜나가야 하겠습니다.

본 자료는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왕연 교수가 직접 작성한 기고문으로, 한국룬드벡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Kim BJ, Kihl T. Suicidal ideation associated with depression and social support: a survey-based analysis of older adults in South Korea. BMC Psychiatry. 2021;21(1):409.
  2. 통계청. 2022년 사망원인통계 결과(2023. 9. 20.(수) 15:00 배포)
  3. 통계청. 국가지표체계 홈 > 국민 삶의 질 지표 > 건강 > 자살률. Available from: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8040 Accessed on January 2024.
  4. Alexopoulos GS. Depression in the elderly. Lancet. 2005;365(9475):1961-1970.
  5.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홈 > 정신건강정보 > 질환별 정보> 노인우울증. Available from:ㅍhttps://www.mentalhealth.go.kr/portal/disease/diseaseDetail.do?dissId=54 Accessed on January 2024.
  6. Blazer DG. Depression in late life: review and commentary. J Gerontol A Biol Sci Med Sci. 2003;58(3):249-265.
  7. Crestani C, Masotti V, Corradi N, et al. Suicide in the elderly: a 37-years retrospective study. Acta Biomed. 2019;90(1):68-76.
  8. Kjølseth I, Ekeberg O, Steihaug S. Why suicide? Elderly people who committed suicide and their experience of life in the period before their death. Int Psychogeriatr. 2010;22(2):209-218.
  9.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살시도자에 대한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 서비스 공급체계 개선 방안(연구보고서 2017-28)
  10. 김대훈, 서동녁. 우울증 예방을 위한 노인 운동프로그램 문헌 고찰. 한국응용과학기술학회지. 2020;37(4):848–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