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M] MDD에서 영양요법, 프로바이오틱스

- 상호작용의 기전

뇌와 장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이른바 뇌-장 상호작용(brain-gut interaction)은 100년 넘게 과학계의 관심의 대상이었다.1 지난 수십 년 동안 특히 장내세균총(intestinal microbiota)과 뇌의 관련성에 대한 관심과 함께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2,3

장내세균은 사람의 몸 속에 서식하는 미생물(micro-organisms)로, 주로 장에 서식하면서 장내 환경의 생리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여기에는 물론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것도 포함된다.

장내세균이 뇌에 작용하는 기전은 바로 면역체계와 염증반응을 통해서이다. 내장신경계는 미주신경(vagus nerve)을 통해서 중추신경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바로 이 미주신경이 중간에서 뇌와 장 사이에 신호를 양방향으로 전달하게 된다. 바이러스나 독성 물질 등으로 장에 염증반응이 활성화되는 경우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염증촉진성 신호가 전달된다.4 과거 뇌는 전통적으로 염증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일명 면역특권지역(immune privileged area)으로 알려진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염증촉진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s)의 작용을 통해 뇌 안에서도 얼마든지 염증반응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5 Interleukin-6, tumor necrosis factor-α와 같은 대표적인 염증촉진성 사이토카인들이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를 넘어 우리 몸에서 뇌 속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뇌 안의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직접 염증촉진성 사이토카인의 생성과 분비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뇌 안의 염증반응인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은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의미의 염증과 달리, 뇌세포의 생성과 복구, 그리고 뇌가소성(neuroplasticity)을 증진시키는 작용을 상시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염증촉진성 사이토카인에 의해 염증반응이 더 활성화되면 평상시의 뇌활동을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작용에서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작용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렇게 뇌세포가 손상되는 상황에서는 뇌 내 세로토닌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이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우울,5,6 불안,7 인지기능저하8 등과 같은 주요 정신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 때문에 뇌의 염증 반응을 적절히 조절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 상호작용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역할

뇌-장 상호작용과 정신 건강에 대한 장내세균의 중요성을 직접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여러 동물실험도 시행되었다. 한 연구에서는, 무균(germ-free) 조작을 통해 장내세균을 인위적으로 없앤 쥐들에서는 마치 사람에서 우울증에 걸린 것과 같은 행동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9 이 연구에서는 또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장내세균을 쥐들의 장에 투입을 하니, 마찬가지로 우울증에 걸린 것처럼 행동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장내세균들에는 정상인들에 비해서 후벽균(firmicutes)이 더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만약 장 건강이 장내 염증 반응과 관련이 있고, 이것이 곧바로 뇌로 연결되어 신경염증으로 이어지며 정신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면, 자연스레 장을 건강하게 해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게 된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요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바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함께 논의하여 제시한 정의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절한 용량으로 복용하였을 때 숙주의 건강에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살아 있는 미생물(live microorganisms which when administered in adequate amounts confer a health benefit on the host)”이다.10 프로바이오틱스 중에서 장-뇌 상호작용에 특히 더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종류들을 싸이코바이오틱스(psychobiotics)로 지칭하기도 한다.11

프로바이오틱스는 실제로 사람과 동물에게 투여하면 염증반응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입증된 바 있다.12 이는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여 장내세균 분포를 더 건강하게 변화시키면 장내 염증 반응을 낮추고, 궁극적으로 이에 연동되는 신경염증반응을 조절하여 우울증과 같은 정신 증상들을 호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우울증 개선에 대한 근거   

동물실험들을 통해 입증된 이러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사람에서 우울증을 호전시키는지를 알아보는 여러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s)가 시행되었다. 경도에서 중등도 수준의 주요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시행된 2개의 연구에서는 모두 기존의 항우울제에 추가로 프로바이오틱스((Lactobacillus acidophilus, Lactobacillus casei, Bifidobacterium longum)13, (Lactobacillus helveticus, Bifidobacterium longum)14)를 함유한 캡슐을 복용한 환자에서 기존의 항우울제에 위약을 추가하여 복용한 환자들에 비해 벡 우울척도(Beck Depression Inventory)가 유의하게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우울증에 대한 자가보고척도 점수가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 캡슐(Lactobacillus helveticus, Bifidobacterium longum) 단독 복용 시 위약 단독 복용에 비해 Montgomery–Åsberg 우울척도 점수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15 또한 우울증과 같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 또는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은 위장관질환만 있는 사람들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는 위약에 비해서 뚜렷하게 우울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16

사람을 대상으로 한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들은, 비록 프로바이오틱스가 동물 연구들을 통해서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증상들을 더 건강하게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론적인 근거들은 있지만, 주요우울장애에서 프로바이오틱스 단독요법으로 치료가 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중등도 이상의 주요우울장애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 역시 확인된 바 없다. 한편, 우울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다고 해서 기분 상태가 더 좋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본 자료는 가천대학교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나경세 교수가 직접 작성한 기고문으로, 한국룬드벡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Schnorr SL. The diverse microbiome of the hunter-gatherer. Nature 2015; 518(7540): S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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