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서 수면장애 관리의 중요성
불면증은 우울증 환자가 병원을 찾는 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불면증은 주요우울장애 진단 기준에 포함되며,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80-90%가 불면증을 호소한다. 또한 역으로 불면증이 심하게 지속되면 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불면증이 있는 경우 우울증상을 더 심하게 느끼며, 우울증상이 호전되고 난 후에도 지속되는 불면증은 재발을 예측하는 인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울증 환자에서 수면 문제를 잘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울증 환자에서 수면 구조 및 꿈 양상의 변화
우울증 환자가 주로 호소하는 불면증의 양상은 1) 잠들기가 어렵고, 2) 깊게 자지 못하며, 3) 꿈을 자주 꾸는 것이다. 수면다원검사의 소견을 토대로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수면 구조를 살펴보면, 수면잠복기가 길어지고 총 수면시간이 감소하며, 수면효율과 서파수면의 비율이 감소한다(표 1). 이는 우울증 환자들이 잠들기가 어렵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현상을 설명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생리적 반응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활성화시켜 일중리듬을 변화시키고, 서파수면을 감소시키며 수면 분절을 유도한다. 또한 우울증에서는 렘수면의 탈억제가 관찰된다. 렘수면은 콜린성 작용의 증가로 촉발되고 세로토닌 및 노르아드레날린에 의해 종료되는데, 우울증 환자에서는 세로토닌의 감소가 렘수면의 탈억제를 유도하여 렘수면 잠복기가 짧아지고, 렘밀도가 증가하여 전반적으로 꿈이 증가하는 양상이 발생한다.1
표 1. 주요우울장애에서 수면 구조의 변화
수면 구조의 변화 |
수면 잠복기 증가 |
수면 유지 장애 |
3/4단계 수면의 비율 감소 |
REM 밀도의 증가 |
수면 초반부 렘 수면의 비율 증가 |
꿈은 생리적 혹은 심리적으로 이해되는 현상으로, 꿈의 발생과 꿈의 내용을 분리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렘수면일 때 꿈을 꾸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비렘수면 상태에서도 꿈을 꾼다. 즉 꿈이 많아지는 현상은 렘수면의 탈억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고, 서파수면 및 수면효율의 감소로 인해 수면 분절이 되는 경우에도 꿈을 꿨다고 기억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악몽은 부정적인 내용을 가진 꿈으로 정의되며, 주로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과도한 스트레스 등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편도체가 관여하는데, 스트레스에 의하여 편도체가 자극에 더 민감해지고 이에 따라 공포반응, fight-or-flight 반응이 증가하면서 꿈의 내용을 감정적으로 불편한 것으로 변화시킨다.2
우울증 환자에서 수면 문제 해결 전략
따라서 우울증에서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은 1) 수면 잠복기를 줄이고 2) 서파수면 및 수면 효율을 증가시키며 3) 렘수면을 억제시키는 방향으로 세울 수 있다. 우울증에서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하는 것은 수면-각성 주기를 맞주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은 보통 잠을 자지 않고 누워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다. 즉, 총침상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져 수면 효율이 낮아지고, 초저녁부터 일찍 잠들기 위하여 일찍 눕는 것 때문에 상대적 수면 잠복기가 길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과거 수면 박탈이 우울증 증상 호전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던 것처럼 수면 구조의 호전과 우울증 호전을 위하여 총침상시간을 줄이고 좀 더 늦게 잠자리에 들어가게 만들어 수면 잠복기를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다.
우울증에서 불면증은 우울증 증상의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고 재발에 영향을 주는 증상이기 때문에, 하나의 부가적인 증상으로 보기보다는 우울증의 핵심적인 증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3 단순히 수면제만 사용하기보다는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통해 환자의 수면 문제를 개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본 자료는 정석훈 교수가 직접 작성한 기고문으로, 한국룬드벡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